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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 정보

상속세, 유산취득세로 바뀐다는데 - 아직 시행 안 됐습니다

서울 거주자의 상속세 과세 대상 비율이 2010년 2.9%에서 2023년 15%로, 5배 넘게 늘었습니다. 집값이 오른 것뿐인데 평범한 중산층 가정도 상속세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된 셈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와 국회는 1950년 상속세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과세 방식 자체를 바꾸는 큰 개편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상태라, 지금 당장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기준과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을 함께 정리해 보겠습니다.

 

상속세, 유산취득세

지금(2026년) 적용되는 상속세 공제, 정확히 알아두기

먼저 현재 시행 중인 기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세는 상속재산 전체에 곧바로 세금이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공제를 거친 뒤 남은 금액에만 부과됩니다.

  • 일괄공제: 상속세 신고기한 내 신고가 없거나, 기초공제(2억 원)와 인적공제를 합한 금액이 5억 원에 못 미치는 경우 5억 원을 일괄로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자녀 수가 매우 많지 않다면 대부분 이 방식을 선택합니다
  • 배우자공제: 배우자가 생존해 있다면 추가로 적용됩니다. 배우자가 실제로 상속받은 금액이 없거나 5억 원 미만이라면 최소 5억 원이 공제되고, 5억 원 이상 상속받았다면 실제 받은 금액(법정 상속지분과 30억 원 중 더 작은 금액 한도 내)을 공제받습니다
  • 자녀공제: 1인당 5,000만 원입니다. 다만 일괄공제(5억 원)보다 작은 경우가 많아, 자녀가 매우 많지 않다면 실제로는 일괄공제를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금융재산 상속공제: 순금융재산가액에 따라 2,000만 원 이하는 전액, 2,000만 원 초과 1억 원 이하는 2,000만 원, 1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는 20%, 10억 원 초과 시 최대 2억 원까지 공제됩니다
  • 동거주택 상속공제: 부모와 자녀가 한 집에서 10년 이상 함께 거주하며 1세대 1주택을 유지했다면, 주택 가액의 100%를 최대 6억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공제를 합산하면 배우자가 있는 일반적인 가정의 경우 최대 35억 원(일괄공제 5억 원 더하기 배우자공제 최대 30억 원)까지 상속세 없이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2024년에 추진됐던 자녀공제 확대안, 결국 무산됐습니다

한 가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어 짚어드립니다. 2024년 정부는 자녀공제를 1인당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대폭 늘리는 세법개정안을 추진한 적이 있습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됐다면 자녀 2명을 둔 가정은 기초공제(2억 원)와 자녀공제(5억 원씩 2명, 10억 원)를 합쳐 12억 원, 여기에 배우자공제까지 더하면 훨씬 큰 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야당의 '부자 감세' 반발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 국회 통과가 불발됐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 떠도는 일부 정보 중에는 이 무산된 개정안 내용을 마치 현재 시행 중인 것처럼 소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정확하지 않은 정보입니다. 2026년 현재도 자녀공제는 여전히 1인당 5,000만 원입니다.

더 큰 변화, '유산취득세' 전환 논의

자녀공제 확대보다 훨씬 근본적인 변화가 별도로 논의되고 있습니다. 바로 상속세 과세 방식 자체를 바꾸는 '유산취득세' 전환입니다.

지금 방식(유산세)과 무엇이 다른가

현재 우리나라는 '유산세'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사망자(피상속인)가 남긴 전체 상속재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한 뒤, 그 부담을 상속인들이 나눠 지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50억 원의 재산을 자녀 5명이 각각 10억 원씩 나눠 받는 경우와, 자녀 1명이 10억 원을 단독으로 상속받는 경우를 비교해보면, 두 경우 모두 개인이 받는 유산은 똑같이 10억 원입니다. 그런데 현재 방식으로는 전체 상속재산(50억 원)을 기준으로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5명이 나눠 받았는데도 1명이 받았을 때보다 세 부담이 약 4배나 커지는 모순이 생깁니다.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뀌면 이런 문제가 해결됩니다. 전체 유산이 아니라 각 상속인이 실제로 물려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세금이 결정되기 때문에, 똑같이 10억 원을 받았다면 세금도 똑같이 부과됩니다.

지금 어디까지 논의됐을까

기획재정부는 2025년 3월 '상속세 과세체계 합리화를 위한 유산취득세 도입방안'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입법예고와 공청회를 거쳐 국회에 법안이 제출됐지만, 2025년 11월 기준으로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여러 의원 발의안과 함께 계속 심사 중인 상태입니다.

특히 국회에는 정부안 외에도 여러 의원안이 함께 제출되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일괄공제를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배우자공제 최저금액을 5억 원에서 7억 원으로 올리자는 안을 냈고, 국민의힘 측에서는 배우자 상속에 대해 세금을 전면 비과세하자는 더 과감한 안도 발의된 상태입니다. 이렇게 여야의 입장 차이가 커서, 정확히 언제 어떤 형태로 최종 합의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시행 시점도 계속 늦춰지고 있습니다. 처음 발표 당시에는 "올해 국회 통과 시 2028년 시행"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이는 단순히 법만 바꾸는 게 아니라 유산취득세를 실제로 집행할 행정 시스템 자체를 새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설계 작업만 2026년부터 2027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라, 빠르게 잡아도 2027년 이후, 늦으면 2028년이 되어야 실제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

가장 중요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26년 현재는 아직 기존 유산세 방식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일괄공제 5억 원, 배우자공제 최대 30억 원이라는 현행 기준으로 상속 계획을 세우셔야 합니다.

다만 다음 몇 가지는 미리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 유산취득세로 전환되면 상속인 각자가 개별적으로 납세의무를 지게 되어, 현재처럼 상속인들이 전체 세금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는 구조가 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 전환 과정에서 공제 한도 자체도 새로 설계될 가능성이 있어, 지금의 일괄공제·배우자공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다만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까지는 시스템 구축 기간이 필요해, 갑자기 다음 달부터 바뀌는 일은 없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준비

  • 본인 가족의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현행 공제(일괄공제 5억 원, 배우자공제 최대 30억 원)로 계산했을 때 상속세 대상이 되는지 미리 점검해보기
  • 부모님과 10년 이상 동거하며 1주택을 유지하고 있다면 동거주택 상속공제(최대 6억 원) 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해보기
  • 상속 전 10년 이내 증여는 상속재산에 합산된다는 점을 고려해, 장기적인 사전 증여 계획을 세무 전문가와 함께 검토해보기
  • 유산취득세 관련 입법 동향은 시행 시점이 가까워질 때 다시 한번 확인하기 (국세청이나 기획재정부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발표됩니다)

마무리하며

상속세는 평생 한 번 정도 겪는 일이라, 막상 닥치면 정보를 찾기가 막막한 분야입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큰 틀의 개편이 논의 중인 시기에는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 중 무엇이 현재 법이고 무엇이 아직 논의 단계인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지금 당장은 일괄공제 5억 원, 배우자공제 최대 30억 원이라는 현행 기준으로 준비하시되, 유산취득세 전환이라는 큰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